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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나의 교집합 본문
방금 친구와 당구를 치고 술을 마셨다.
4일 내리 잡히는 술 약속이고,(사실 약속 같은것은 없지만)
해서 인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린 꽤..
감성적이 됐다.
그리고 아버지 얘기를 했다.
그리고 우린 아주 오랜만에 서로의 얘기를 했다.
서로의 아버지는 다르지만 우리의 아버지는 그리 다르지 않았다.
남자들은 그런 생각 한번씩 한다.
"난 아버지처럼 살지 않을꺼야." 라고
치기 어린 방황을 했다던지. 말썽 한번 안피우고 젊은 날을 보냈든 상관없이 .
하지만 이내 조금 더 나름의 인생을 살다보면
"아버지처럼 살기란 참 힘들구나." 라는 걸 느낀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버지'라는 과목의 수강신청을 시작한다.
나는 도회지( 아버지의 단어다.) 에서 생활한다.
그런고로 나는 혼자 아닌 홀로의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썼다.(쓴다가 맞겠다.)
하지만 무엇을 간과했는지 알게 되는건 조금의 시간이 걸렸다.
내가 혼자가 아니기 위해 살아가는 동안
나의 아버지도 그러하셨다는 것.
1달에 1번, 1년에 12번 , 10년이면 120일 , 30년이면 360일
내가 아버지 만큼 살아도 나는 내 생애의 아버지를 마주 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년 남짓이다.
그렇게 수십년의 인생을 살아도
당신과 나의 교집합은 고작 360도 컴파스 한바퀴다.
아버지가 추석때 백부님 댁에 가서
의료침대 처럼 생긴 척추 교정용 안마침대에 누우시곤
농 삼아 할아버지가 됐는데 안마기 하나 안사온다며 너스레를 떠시며 몸을 뉘셨다.
안마의자 한번 찾아봐야겠다.
12개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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