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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14/05 (2)
돼지꿈 스튜디오 / 꿈꾸는 돼지의 일상적 행태
오늘 아침. 엘리베이터가 열리니까 윗집 꼬마공주님의 구두만 보인다. 자기몹집보다 큰 곰인형을 앞으로 안고 있다. 그 큰 곰인형을 안고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삼촌이 좀 도와줄까? 하고 물어보니, 엄마와 방금 중대결정을 하고 왔는데 유치원에서 남친이랑 헤어져서 X가 줬던 이 곰인형을 버리기로 마음먹었다는 것. ㅎㄷㄷ 그렇게 버리는건 누구한테 배웠냐고 물어보니 ,... 그런건 누가 알려줘서 아는게 아니랜다..... 그런데 방금 집 앞에 도착하니, 못버렸네? 여기있네? 쎈척하더니. 동네에 귀요미들이 넘친다.
포토에세이
2014. 5. 20. 09:31
이 사진을 찍었던 녀석이 망가졌다. 신기하게 가만히 놔뒀는데 너무 가만히 놔둔게 문제인지 작동 하질 않는다. 중한동안 한국에 있게되면서 작년까지 통틀어 처음 잡아볼까 싶어 만지작 거렸는데 응답이 없다. 밥 주듯이 한국에 올때마다 몇장이라도 찍어줄껄 그랬다. 카메라 안에 지워지지도 않은 메모리도 그때 그대로 들어있었다. 내심 미안했다. 너는 이걸 지금까지 품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물론 하루에도 십수장씩 아이폰으로 먹을 걸 찍어대는 나. 꽤 좋은 가격으로 사서 잘 쓰던 이 녀석이 작년에 갑자기 망가져 버린 이후 나는 거의 카메라를 찾지 않았었다. 가지고 있는 수동카메라가 몇개로 아직도 열댓방 찍은 필름채로 너저분한 집 어딘가에 기대 있으니 결국 네 열정이 식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포토에세이
2014. 5. 16. 1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