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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내려다보기. 본문
빨강버스와 녹색버스는 지나가고 파랑이들은 군데군데 있게 해 주시옵소서.
노랑버스도 한 대쯤 있어 주시면 더 감사하겠.사옵나이다.
혹은 운좋게 같은칼라 버스만 몽땅 보이도록 도와~ 쥬시옵소서어.
"기도는 안 들어주시려나 봅니다."
가끔 교회에서 울리는 성가대 목소리가 참 듣기 좋을 때가 있습니다. 뭔가 하루일과를 잘 견뎌내었다는 칭찬인 것 같기도 하고 , 아! 집에 다왔구나 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고요. 예전 교회에서 바로 붙은 자취방에 살았었는데 웃지 못할 일이 생각납니다. 어느날 부턴가 집 앞 교회 목사님이 바뀌었는지... 목소리가 쩌렁쩌렁 하셨었드랬습니다. "주여~!!!" 를 외치시는데 저 윗님들께도 정말 들릴 듯한 데시벨이더군요."주여"를 세번 외칠때는 하늘에서 "아~왜!!" 라고 단발마라도 해주길 바랬었습니다. 일요일까진 그렇다 치고, 월요 예배, 수요 예배, 금요 예배때 까지 그렇게 목청 높여 울때면 저도 슬퍼지고, 밤낮으로 과제가 많았던 전 집필하던 작가가 a4지를 광분하며 짓이겨버리는 것 같은 제스쳐를 취한게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으악!! 구깃구깃구깃
교회에 안가도 교회 간거 같다고 좋아하던 믿음 있는 동태찜 아줌마와 "목사님 댁에 스띠로폼 좀 발라 드려야 겠어요." 하던 중도진영 과일가게 아저씨. 그리고 오늘은 저 목구녕에 골프공을 박아버리겠다던 극진좌파 헬스클럽 사장님... 동네 분열을 일으키던 개척교회 목사님은 결국 민원이 났는지 탄핵을 당하셨는지 그 목소리가 언젠가 부터 들리지 않았었죠. 어제 스물스물 비가 와서 그런가요. 그 목소리가 듣고 싶네요. ㅎㅎ 생각해 보니.. 3당 대표들이 그나마 참고 살았던건 그 목사의 목소리가 꽤 중저음에 멋진 목소리여서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비가 오려면 이렇게 와야지요. 시원하고, 노래도 생각나고, 옛 생각도 날 만큼 정도는 와 줘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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