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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꿈 스튜디오 / 꿈꾸는 돼지의 일상적 행태

유쾌한 이별. 본문

포토에세이

유쾌한 이별.

djdream 2011. 2. 25. 19:38

A 에게 전화를 받았다. (위 사진들의 인물과는 관련없는..) 왜 요즘 들어 꽤 잘 살고 있는 나에게ㅋ 굳이 나를! 헤어진 푸념의 대상으로 나를! 선정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 마저도 고마운 것은 오랜만에 전화여서이다. 나 또한 아주 오랜 인연과 아주 오래 인연 정도는 구별 할줄 아는 사람이어서 일지도 모른다 . 속상한 듯이 말하면서도 아팠던 이를 뺀 것 같다는 녀석의 말에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들. 그리고 열어버리는 텀블러.
몇 분 동안 수화기에 힘알이 없는 목소리를 내 뱉는 동안 나는 촘촘히 시계를 보고 있었다. 미안하다 A . A의 말을 자르고 괜찮다고 말해 버린다. "그래도~ 그 이빨은 또 날꺼다" ... 뭐 정말 괜찮을 수도 있다. 네가 이빨이 날 만큼 어리길 바랄뿐. 

오래 전 사랑을 기억 하는 것은 젓니를 보관하는 것과 비슷하다. 누군가가 자신의 젓니를 가지고 있다한들 당신에게는 무슨 상관이 있는가.아직까지 젓니를 가지고 있는 고상한 취미를 탓할 지언정.. 하지만 머리가 차서 뽑히는 이빨은 불쾌하다. 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고 , 손가락을 베어물며 통증을 견뎌야 할때도 생긴다. 그렇다고 예전 처럼 뽑힌 사람이나 뽑게 된 사람이나 유쾌 할 일도 없으니 말이다. 아마도 내가 산 만큼 이빨도 씹고 있던게 있기 때문일까... 그때의 열렬하게 사랑한 사람들이 왜 헤어졌고 지금 왜 혼자가 됐는지 그리고 무섭게도 빠르게 다른사람과의 인연을 만들어 가는지. 모든것을 이해 할 수. 아니 이해 할 필요가 있을까...혀를 동그랗게 말아 이빨을 훑어본다. 

거창한 이별은 없다. 그렇다고 사소한 이별도 없다. 그래서 이별의 순간은 항상 중요하다. 시끄러운 이별은 경박하고 웃는 이별은 씁쓸하다. 그래서 이별은 순간은 언제나 눈물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제 유쾌의 쾌유를 빌뿐.
대학 때 몇주동안 고생한 댓가로 가게된 유럽여행길. 그리고 나에게만 마지막 일정이 되어버린 프랑스의 트램 안. 나는 안이고 5/4는 밖이었다.내가 처음으로 기억하는 유쾌한 이별이다. 어차피 귀국하면 보게 될 이 친구들. 트램이 떠나는 순간 가지고 있던 mx의 뷰파인더를 습관적으로 들여다 보았다.그리고 참 많은 것을 느꼈고 항상 노력한다. 사람과 헤어질 때 이렇게 헤어지기 위해.

용환이는 번쩍 손을 올렸고, 지은이는 울다가 웃어줬으며 , 진혁이는 지도를 보고 있었고,  서나는 나를 찍고 있었다. 

이별하는 순간에는 당당히, 떠나 보낼땐 웃음도 필요하며, 이별 후엔 갈 길을 정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들춰봐도 좋을 만큼만 기억해라.

@보고싶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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