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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꿈 스튜디오 / 꿈꾸는 돼지의 일상적 행태

사랑하는 시간 동안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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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시간 동안에

djdream 2010. 12. 19. 00:55

 

 

여느때와 똑같은 겨울 아침. 날씨는 짖궃게도 새로 사입은 코트의 목덜미를 감싸 쥐게 만든다. 어제 늦게 까지 술을 마셨다. 이것 저것 주는대로 섞어먹어 머리가 지끈거린다. 어제 오래된 친구의 이별 이야기. 이야기하다 술 한잔을 마시고 이야기를 다듣고 술 두잔을 부었다. 덤덤한 척하는 이별 이야기는 생각보다 감동적이지 못했다. 질질 짤 나이도 지났을 분더러 결과를 반복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자기암시라도 거는 마냥, 친구의 말투는 단호했다. 아프지만 , 그냥 아픈것 일 뿐이다. 


이른 아침에 지하철에서야 어제 내뱉었던 직설적이고 다듬지 못한 말들을 되새겨 보며 흐뜨러진 옷매무새를 정리해 본다. 어차피 시간의 利己들이 2호선의 급박한 사람들처럼 벌써 내 어깨를 흐트러뜨리고 지나갔다. 내릴 정차역을 알고 있으면서도 꾸역꾸역 슬라이드 도어의 가장 끝부분에 몸을 기대 오가는 사람의 시간에 눈을 맞춘다. 여기 서 있으면 꽤나 수월하게 내릴 수 있다. 그 수월함에 20분을 불편해 하는 있다는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불편과 편리는 결국 딱 생각 하나 차이다. 결국 안쪽으로 깊이 들어간다. 너무 깊이 비짚고 잡은 천정 손잡이 자리는 결국 내릴 정착역에 맞춰 나올 마음을 무겁게 만들껄 알면서도 결국 그 자리가 내 자리다 싶다. 그래도 걱정은 한가득.  한번도 못 본 수많은 몸뚱이들이 나를  편하게 나오게 해 줄리 없으니까. 어제 헤매고 있던 그 친구의 사랑처럼...뭐 어차피 내가 내릴 정차역은 아직 8 정거장이나 남았다.


사랑하는 시간 동안에 정차역 따위가 필요할 리 만무하다. 그래서 더욱 지나온 시간의 어느 모퉁이에는 돌아가지 못하는 아쉬움과 미련의 흔적이 남는지도 모른다. 달리는 열차의 유리창 너머 풍경 이래 봤자 어차피 순간의 빛 ,그 빛의 연속일뿐. 한참을 창너머를 내다보고 있다 이상한 착각을 시작한다. 내가 열차 안에서 밖을 보고 있는건지. 플랫폼에서 기차를 보고 있는건지. 


어제 그렇게 이별 이야기로 한참을 부대꼈던 그 친구는 지금 사랑의 안에 있는걸까. 밖에 있는걸까.